장비 리뷰

EN-B

초·중급 등급

EN-B 등급 글라이더 시승기.

ZBZiad Bassil의 장비리뷰· 80개 항목

GIN Bandit 2 — 미드 B의 손맛, 하이 B의 무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강점은 활공입니다. 미드 B 가격으로 한 등급 위의 활공 성능을 담았으니 그럴 만합니다. 그런데 비행을 마치고 손끝에 가장 오래 남는 건 의외로 브레이크 쪽입니다. 당긴 만큼 정확히 돌아 들어가고, 원하는 만큼만 조여지고 풀리는 반응 말입니다. 이런 감각은 성능표 어디에도 적히지 않지만, 비행 내내 손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어쩌면 미드 B를 고를 때 가장 자주 흘려보내는 가치가 바로 그 손맛인지도 모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6.02.09

PHI Maestro 3 & Maestro 3 Light — 하이-B의 즐거움을 정의하다

Maestro 3가 주는 경험은 분명합니다. C급으로 건너가기 전에, 2라이너의 활공과 상승을 미리 맛보게 해 줍니다. 활공은 Delta 5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상승은 무겁게 실었을 때 우수한 C 클래스 2라이너를 넘어섭니다. 값진 부분은 그 성능을 어떤 마진 위에서 얻느냐에 있습니다. C급의 위험은 떠안지 않으면서 C급에 가까운 숫자를 돌려주기 때문입니다. 더 높은 클래스로 올라서기를 망설이는 파일럿에게, Maestro 3는 그 클래스의 보상을 하이-B의 여유 안에서 미리 건네는 글라이더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5.11.11

MAC PARA Eden 8 (23): 하이-B 파일럿을 멀리 데려가는 세미라이트 XC 머신

Eden 8은 잘 접히지 않는 안정감과 바를 밟을수록 살아나는 활공을 한 날개에 담았습니다. 약한 공기에서의 상승, 트림과 가속 양쪽에서의 활공 — XC를 가르는 항목마다 이 날개는 동급 최상단을 가리킵니다. 다만 그 보상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AR 5.93의 캐노피는 Eden 7보다 분명히 더 분주하고, 그 움직임을 읽고 다스릴 줄 아는 숙련된 손을 전제로 합니다. 결국 Eden 8은 B 등급의 안전망 안에 머물면서도 D급의 거리를 욕심내는 파일럿을 위한 날개입니다. C로 넘어가지 않고 더 멀리 가고 싶다면, 이 글라이더가 가장 현실적인 다음 한 걸음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5.06.23

BGD Base 3 M — 5.7 종횡비가 무색한 mid-B급 편안함

Base 3의 강점은 분명합니다. 종횡비 5.7을 달고도 거친 공기에서 파일럿을 덜 긴장시킵니다. 다만 그 편안함이 그냥 따라오지는 않습니다. 강한 써멀과 밸리 브리즈가 겹치는 날에는 올업을 상단까지 채워야 캐노피가 단단해지고, 그제야 BGD가 의도한 여유가 살아납니다. 성능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선 자리에서 Base 3는 다른 셈을 합니다. 긴장을 덜어 주고, 그 여유가 비행 시간을 늘립니다. 더 멀리 가는 날개라기보다 더 오래 떠 있게 해 주는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5.05.13

Niviuk Hiko-P: 무게만 덜고 성능은 그대로 둔 미드 EN-B

경량기는 대개 무게를 더는 대신 비행의 재미까지 함께 덜어 냅니다. Hiko-P는 그 거래를 거부했습니다. 진짜 성취는 무게를 줄인 데 있지 않습니다. 손맛과 상승력을 메인급 그대로 남겨 둔 채 무게만 떼어 냈다는 데 있습니다. 걸어 올라 날고, 착륙한 뒤에도 웃게 만드는 경량기는 흔치 않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5.04.07

FLOW Freedom 2 Light — 클라임으로 승부하는 경량 High-B

Freedom 2 Light는 일반 원단 버전보다 거동이 더 차분하고 팽팽합니다. C 스티어링으로 날개를 머리 위에 붙잡아 두는 능력도 좋은 B들에 뒤지지 않습니다. 빅이어는 안정적이고, 파일럿이 손대지 않아도 부드럽고 고르게 다시 펴집니다. 윙오버에서 저장되는 에너지가 큰 편이라, 다루는 손에 따라 약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날개를 한 마디로 줄이면 결국 클라임입니다. 속도를 앞세운 High-B가 아니라, 클라우드베이스에 붙어 있게 해 주는 상승력과 그에 어울리는 활공으로 버티는 글라이더입니다. 더 빠른 트림이 필요하다면 다른 선택지가 있겠지만, 좁은 이륙장에서 가볍게 띄우고 써멀을 끝까지 짜내고 싶은 파일럿에게는 이만한 동반자를 찾기 어렵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4.09.12

Gin Calypso 2 (S) — 미소를 남기고 착륙하는 입문 B

Calypso 2가 내미는 것은 화려한 성능이 아니라 신뢰입니다. 난기류 속에서도 캐노피는 안전망을 깔아 둔 듯 균질하게 버티고, 피치는 안정적이며 롤은 어느 수준에서든 다룰 수 있는 선을 지킵니다. 패시브 세이프티가 파일럿을 차분히 받쳐 주는 동안, 파일럿은 그 신뢰를 딛고 코어를 좁게 감거나 스피드바를 자주 밟는 적극적인 비행으로 넘어갑니다. 다만 이 쉬움을 수동적인 안전장치로만 읽으면 절반만 본 셈입니다. 20cm 브레이크에서 동급 평균을 웃도는 민첩함이 나오고, 원하면 30cm까지 더 깊게 파고들어도 날개가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입문자를 지켜 주는 동시에, 그가 성장한 만큼 더 적극적인 핸들링으로 화답하는 글라이더. 그래서 착륙 뒤에 미소가 남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4.09.03

Triple Seven Rook 4 MS — 효율로 승부하는 high-B

Rook 4의 강점은 두 갈래입니다. 약한 써멀에서 코가 먼저 들리는 진입 감각, 그리고 트림 활공에서 동급을 앞서는 효율. 둘이 맞물리면 약한 날에 먼저 올라타 더 멀리 미끄러지는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대신 거동의 부드러움은 조금 양보했습니다. Bassil도 움직임과 롤은 Maestro 2보다 살짝 덜 편안하고, 포근함이라면 Mentor 7 S 쪽이 더 앞설 수 있다고 인정합니다. 그래서 어울리는 파일럿이 갈립니다. 가장 편안한 high-B를 찾는다면 다른 선택지가 낫지만, 컴포트를 크게 잃지 않으면서 활공 효율을 한 칸 끌어올리고 싶은 중급 XC 파일럿에게는 정확히 들어맞습니다. 편안함을 위해 빚은 날개라기보다, 효율을 얻으려 컴포트의 균형을 정밀하게 맞춰 둔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4.08.09

UP Kangri X — high-B의 정보량을 가볍게 덜어낸 2.5라이너

Kangri X의 강점은 분명합니다. high-B답지 않게 무디지 않고, 브레이크와 라이저로 공기를 또렷이 읽어 내며, 그 정보를 직접적인 조향으로 곧장 바꿔 줍니다. high-B의 즐거움과 C급의 정보량을 함께 원하는 폭넓은 파일럿층이 이 날개의 자리입니다. 하지만 그 정보량은 공짜로 주어지지 않습니다. 브레이크와 라이저에서 쉴 새 없이 올라오는 피드백은, 그것을 읽고 쓸 줄 아는 파일럿에게는 보상이지만 아직 손이 바쁜 파일럿에게는 부담이 됩니다. 편안함으로 긴장을 풀어 주는 날개라기보다, 공기와의 대화를 즐길 준비가 된 파일럿에게 그 대화를 가볍게 돌려주는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4.07.13

UP Kibo-X (size S): 피드백으로 승부하는 UP의 새 mid-B

Kibo-X는 조종간이 쉴 새 없이 말을 거는 날개입니다.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선회, 좁은 코어를 파고드는 능력, 쉽고 안정적인 big ears까지, 파일럿이 날개의 상태를 손끝으로 읽고 적극적으로 다루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 피드백이 모두에게 같은 값을 하지는 않습니다. 손이 부지런한 파일럿에게는 상승기류를 읽는 무기가 되지만, 날개가 알아서 떠 주기를 바라는 파일럿에게는 분주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성능 줄세우기로 평가받는 mid-B라기보다, 적극적으로 조종하는 만큼의 손맛을 그대로 돌려주는 mid-B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4.07.09

ADVANCE Theta ULS 25: 가벼운 몸으로 high-B처럼 미끄러지는 날개

Theta ULS의 매력은 단순합니다. 무게를 덜어 부담을 줄였는데도 상승과 활공은 한 등급 위를 넘봅니다. 특히 95kg 올업에서 high-B급 활공을 낸다는 평가는 A에서 B로 갓 넘어온 파일럿에게 분명한 유인입니다. 다만 그 활공 이점이 온전히 살아나는 자리는 윙로딩 상단입니다. 범위 아래쪽에서 가볍게 띄우면 다루기는 더 편하지만, Bassil이 본 그 활공은 무게를 충분히 실었을 때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Theta ULS는 등급표만 보고 고를 날개는 아닙니다. 부드러운 조종성 덕분에 입문 직후에도 손에 익지만, 성능을 끝까지 끌어내려면 어느 정도의 비행 시간과 적극적인 무게 운용이 따라야 합니다. 쉬운 mid-B라기보다, 가벼운 몸으로 더 멀리 가려는 파일럿에게 그 거리를 돌려주는 날개에 가깝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4.06.13

Air Design Rise 5 S — high-B의 트림 속도를 무기로

Rise 5의 강점은 또렷합니다. high-B 치고 빠른 트림 속도, 즉시 물리는 브레이크, 상위 클래스를 닮은 코어링 효율이 한 장에 들어 있습니다. 다만 이 강점들은 거저 따라오지 않습니다. 짧고 직접적인 브레이크와 좁게 조이는 회전은 거친 공기 속에서 날개를 적극적으로 다룰 줄 아는 손을 전제로 합니다. 입문 직후의 첫 high-B라기보다, 써멀과 활공에서 더 많은 효율을 끌어내려는 중상급 파일럿이 실력만큼 보상을 받는 날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Bassil이 쓴 "super relaxed"도 무조건적인 편안함으로 읽기보다, 다룰 줄 아는 파일럿에게 돌아오는 여유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빠른 트림과 안정감을 동시에 원하는 파일럿에게 Rise 5는 드물게 균형 잡힌 답을 내놓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4.04.22

DaVinci Funky 2 (S): 3라인이 만든 의외의 활공, high-B의 완성형 패키지

Funky 2의 매력은 편한 손맛과 상위권 활공을 한 날개 안에 같이 챙겼다는 데 있습니다. 유압처럼 매끄러운 좁은 선회로 약풍 코어를 붙들면서도, 3라인 구조라는 통념과 달리 Rush 6와 나란히 서는 활공을 냅니다. 대신 Bassil이 거듭 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이 날개는 max weight 근처에서 제 모습을 보여줍니다. 윙로딩을 충분히 걸지 않으면 그가 말한 공기 위를 미끄러지는 감각도, 활공 상위권의 결과도 온전히 나오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Funky 2는 다루기 까다로운 글라이더가 아니라, 무게를 제대로 실어 줄 줄 아는 파일럿에게 실은 만큼을 돌려주는 글라이더입니다. 편한 핸들링에 기대 가볍게 띄우기보다, 범위 상단까지 밀어 넣어 활공을 끌어내려는 high-B 파일럿에게 가장 잘 맞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4.04.18

Niviuk Ikuma 3 (24): 핸들링으로 승부하는 High-B XC 날개

Ikuma 3의 강점은 분명합니다. 짧은 브레이크 입력으로 회전이 즉시 잡히고, 약한 상승대에서도 떠서 버티는 거동은 핸들링을 즐기는 파일럿에게 큰 즐거움을 줍니다. 다만 그 즐거움은 날개를 읽어낼 손이 있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중간 무게에서 Swift 6가 둔해지는 자리에서도 Ikuma 3는 끝까지 살아 있는데, 그 활성도는 거칠게 다루면 부담으로, 정확하게 다루면 보상으로 돌아옵니다. 스펙으로 압도하는 날개는 아닙니다. 조종손의 섬세함을 그대로 즐거움으로 되돌려주는 날개입니다. 활공 수치를 좇는 파일럿보다, 한 번의 선회에서 만족을 찾는 파일럿에게 더 잘 맞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3.12.29

MacPara Illusion 2 (size 24) - 스트레스 없는 low-B의 온화한 성격

Illusion 2의 가장 큰 자산은 신뢰입니다. 무풍 이륙에서 써멀, 풀바 활주에 이르기까지 날개가 파일럿을 깜짝 놀라게 하는 법이 없고, 가속 상태에서도 활공이 주저앉지 않습니다. 큰 산에서 긴장 없이 비행 시간을 쌓아 가려는 파일럿에게 이 안정감은 그 자체로 실력입니다. 다만 이 온화함은 곧 취향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같은 급의 Ion 7이나 Buzz Z7보다 피치가 차분하다는 말은, 손에 전해지는 다이내믹이나 공격적인 코어링을 즐기는 파일럿에게는 다소 밋밋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Illusion 2는 파일럿을 흔들어 깨우는 날개가 아니라, 끝까지 곁을 지키는 날개입니다. Bassil이 골든 리트리버를 떠올린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3.09.16

Ozone Buzz Z7 MS — 부담 없는 입문급에 효율을 더한 멀티펑션 low-B

Buzz Z7의 강점은 명확합니다. 무풍 이륙부터 거친 공기 속 활공까지 파일럿을 긴장시키지 않으면서, 입문급이 보통 포기하는 상승력과 활공 효율을 함께 챙겼습니다. 빅이어는 만들기 쉽고, 풀면 파일럿이 손대지 않아도 스스로 펴집니다. Bassil이 시험 내내 Nova Ion 7과 나란히 띄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안전한 거동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효율을 양보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라이더는 처음 시작하는 파일럿과, 부담은 덜되 활공·상승은 놓치기 싫은 시니어에게 같은 답을 내놓습니다. 편안함과 효율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부담이 없는 low-B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3.08.01

Supair Step X: 다루기 쉬운 입구, 상위 high-B의 활공

Step X의 강점은 두 가지를 한 날개에 담았다는 데 있습니다. 위 등급 옆에서 활공으로 버티는 효율, 그리고 좁은 코어를 감을 만큼의 민첩함. 거친 조건에서도 팁이 떨리지 않고 브레이크가 즉각 반응한다는 평가는, 이 효율이 안정성을 깎아 만든 것이 아님을 말해 줍니다. 다만 그 잠재력은 윙로딩과 함께 풀립니다. 범위 하단에서는 쉽게 날지만 기단으로 파고드는 맛이 무뎌지고, 무게를 더 실을수록 단단해지며 펜트레이션이 살아납니다. 그러니 Step X는 마냥 쉬운 날개라기보다, 충분히 실어 줄 때 그 활공으로 보답하는 high-B에 가깝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3.07.14

NOVA Mentor 7 S: 하늘 위의 Bentley, High-B의 안락함을 다시 정의하다

이 날개의 전부는 한 질문으로 모입니다. C 클래스에서 경쟁할 생각이 없는 파일럿이라면, 다른 날개를 탈 이유가 무엇인가. 거친 공기에서 흔들림을 억누르고, 약한 써멀을 끝까지 붙들며, 활공에서 손해 보지 않는다면 그 질문은 충분히 정당합니다. 함정은 Bassil이 직접 내놓은 답에 있습니다. 노련한 Mentor 7 파일럿이 2라이너 C 파일럿과 대등해지려면, 컴페티션에서 스피드바를 35% 더 오래 밟고 있어야 비로소 무승부가 보인다고 합니다. 이 날개가 메우는 것은 장비의 격차가 아니라 파일럿이 떠안는 부담인 셈입니다. Mentor 7 S는 C로 갈 필요를 없애주는 날개라기보다, C로 가지 않기로 한 선택을 후회 없게 만들어주는 날개에 가깝습니다. Bentley라는 별명이 들어맞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가장 빠른 차가 아니라, 가장 편안하게 멀리 데려다주는 차이니까요.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3.06.30

UP Summit X — super-high B의 엘리트 클럽에 합류한 글라이더

Summit X의 강점은 분명합니다. C급 Trango-X의 브레이크 권위와 활공 감각을 B급 몸에 옮겨 담아, Swift 6보다 빠르고 거친 공기에서는 Maestro 2보다 편안합니다. 다만 super-high B는 이름이 주는 인상만큼 너그러운 영역이 아닙니다. aspect ratio 5.87의 날개가 Bassil의 비행에서 편안했던 것은 그가 최적 적재로 능동적으로 날았기 때문이고, Swift 6보다 손이 더 가는 날개라는 점도 그가 직접 짚습니다. 결국 이 글라이더는 안전 등급의 안락함을 기대하는 파일럿보다, C급의 활공을 갖되 B급의 안전망을 곁에 두려는 파일럿을 위한 선택입니다. 쉬운 날개라서가 아니라, 클래스 상단을 감당할 줄 아는 파일럿에게 C급에 가까운 보상을 돌려주기 때문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3.05.21

Nova Mentor 7 Light: 탠덤처럼 잔잔한 하이-B

Mentor 7 Light의 미덕은 또렷합니다. 하이-B이면서 일부 EN-A보다 잔잔하고, low-B에서 올라온 파일럿이 첫 비행부터 제 집처럼 편안함을 느낍니다. 대신 그 안정성은 약풍 써멀에서 정보를 함께 지웁니다. 미세한 양력을 긁어 올려야 하는 날, 손끝으로 코어를 읽고 싶은 파일럿에게는 그 침묵이 답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능기는 아닙니다. 강한 날의 안정과 편안한 활공을 원하는 파일럿에게는 더없이 든든한 동반자지만, 써멀을 직접 캐내는 손맛을 좇는다면 더 말 많은 날개가 어울립니다. Mentor 7 Light의 거래는 분명합니다. 파일럿을 안심시키는 대가로 한 단계 위의 성능을 안겨주는 것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2.11.30

Ozone Swift 6 — Rush 6보다 부드럽고, C급에 근접한 활공

Swift 6의 강점은 또렷합니다. Rush 6의 성능을 거의 그대로 옮겨오면서 거동은 더 순하게, 무게는 더 가볍게 다듬었고, 활공은 C급을 넘볼 만큼 끌어올렸습니다. 다만 이 부드러움을 "쉬운 날개"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C급에 근접한 활공과 경량 원단의 반응성은, 약풍에서 잘 떠 있는 성질을 살리고 거친 공기에서 정확히 감속시킬 줄 아는 파일럿에게만 보상으로 돌아옵니다. 입문기를 졸업하고 본격적인 XC로 넘어가려는 파일럿이라면, 위 등급으로 점프하지 않고도 하이엔드의 활공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C급의 위험을 떠안기보다 B급의 안전 마진 안에서 거리를 늘리고 싶은 사람을 위한 선택지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2.11.25

BGD Epic 2 (65-85): 스쿨 졸업 후 트림이 가장 빠른 low B

Epic 2의 강점은 두 갈래로 또렷합니다. 길고 관용적인 브레이크와 너그러운 거동은 스쿨을 갓 졸업한 파일럿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동시에 low B 중에서도 빠른 축의 트림과 잘 떠오르는 부유성이 거리 비행을 받쳐 줍니다. 다만 이 날개를 high B 대체재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트림 속도는 Rush 6를 앞섰어도, 활공 효율 자체는 Base 2나 Rush 6에 미치지 못한다고 Bassil이 분명히 선을 긋습니다. 그러니 Epic 2의 자리는 "더 빠른 입문기"가 아니라, 입문급에 머문 채 거리를 한층 멀리 끌고 갈 수 있는 날개입니다. 등급을 올리지 않고도 처음으로 더 멀리 날아보고 싶은 파일럿에게, 이만큼 부담 없는 선택지는 드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2.10.25

Gin Avid — 가장 너그러운 high-B 플로터

Avid의 강점은 또렷합니다. 약풍 부유력은 Gin의 B 라인 가운데 최고 수준이고, high aspect ratio라는 스펙이 무색하게 거동이 순합니다. low-B에서 두 시즌을 보낸 파일럿이 다음 날개를 고를 때, 부담은 거의 늘지 않으면서 상승만 또렷하게 좋아지는 선택지입니다. 다만 종횡비가 약속하는 또 다른 보상, 강풍에서 공기를 가르며 파고드는 효율은 Bassil의 손에서 끝까지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무게를 채울수록 활공이 눌린다는 메모가 이 날개의 경계를 정확히 가리킵니다. Avid는 거리를 공격하는 high-B라기보다, high-B의 부유력을 mid-B의 마음 편함으로 누리려는 파일럿을 위한 글라이더입니다. Carrera로 가기 전, 부담 없이 한 칸 올라서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잘 맞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2.09.30

PHI Maestro 2 (21): high-B의 "toruk makto"

Maestro 2의 강점은 분명합니다. Rush 6, Chili 5와 같은 급에서 겨루면서도, 그 성능을 무겁게 끌고 가지 않고 또렷한 브레이크 감각으로 풀어냅니다. 다만 이 손맛은 거저 따라오지 않습니다. 30cm에 걸친 명료한 피드백, 난기류 속 코어를 겨누는 정확성은 그 신호를 읽고 응답할 줄 아는 파일럿에게만 온전히 열립니다. 그래서 이 날개는 그저 쉬운 high-B가 아니라, high-B를 충분히 다루는 손에 가장 큰 즐거움을 돌려주는 글라이더입니다. Bassil이 이 날개를 자신이 길들인 "toruk makto"라 부른 데에는 그런 뜻이 담겨 있습니다. 굴복시키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읽고 응답하는 관계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2.08.17

Advance Iota DLS — Advance가 만든 가장 완성도 높은 하이 B

Iota DLS의 강점은 명료합니다. 상승력은 Freedom 2와 동률, 활공은 풀바에서 레퍼런스 B와 맞먹고, 피치는 Rush 6나 Freedom 2보다 안정적입니다. 브레이크는 짧고 정확해 써멀의 중심을 좁게 파고듭니다. 하이 B가 닿을 수 있는 성능을, 다루기 까다롭다는 인상 없이 묶어낸 날개입니다. 다만 조건이 따라붙습니다. Bassil 본인이 짚듯, 이 날개의 본령은 적정 중량 70% 이상에서 비로소 살아나며 강풍 이륙에서는 브레이크 입력이 필수입니다. 가볍게 띄워 편하게 타는 입문기가 아니라, 충분한 윙로딩과 강한 공기를 다룰 줄 아는 파일럿에게 정상권의 활공으로 보답하는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2.07.06

Flow Freedom 2 (S): C급에 다가선 high-B의 핸들링

Freedom 2의 강점은 선형적인 브레이크와 거친 써멀 속 조종성입니다. 코어를 정확히 붙잡고, 조작 하나하나에 또렷한 피드백으로 답합니다. 활공도 Rush 6, Chili 5와 같은 영역에 있어 high-B 최상위 경쟁권에 분명히 자리합니다. 다만 그 선명한 피드백은 양날입니다. 입력에 즉각 반응한다는 건 거친 공기까지 가감 없이 손끝으로 올려보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high-B 인증을 마치고 그 정보를 읽어낼 줄 아는 파일럿에게 Freedom 2는 충분한 보상이 되지만, 등급에 갓 올라선 파일럿에게는 그만큼의 집중을 요구합니다. 쉬운 날개라기보다, 써멀을 읽는 손에 읽은 만큼을 돌려주는 날개에 가깝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2.06.09

DRIFT Hawk S — 활공은 동급 최상위, 손끝엔 말이 많은 하이-B

Hawk의 성취는 또렷합니다. 이름값 없는 신예가 첫 하이-B로 Base 2 light와 Rush 6, Mentor 6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동급 최상위권 활공과 좁은 코어까지 감아 도는 핸들링을 함께 갖췄습니다. 데뷔작이 곧바로 동급 상위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은 자주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가장 편안한 하이-B를 기대하면 어긋납니다. 거친 공기에서 Rush 6보다 롤과 요를 조금 더 내주는 만큼, 손을 떼고 맡기는 비행보다 손끝으로 공기를 읽어 가며 받아치는 비행에 어울립니다. Hawk는 파일럿을 쉬게 두는 날개가 아니라 계속 깨워 두는 날개입니다. 능동적으로 다룰수록, 동급 최상위권 활공이라는 보상을 남김없이 돌려받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2.03.11

Triple Seven Knight 2 (MS) — 조종의 즐거움을 앞세운 미드 B

Knight 2의 강점은 또렷합니다. 손끝에 곧장 반응하는 민첩함, 힘없는 리프트를 버텨 내는 상승, 살짝만 밟으면 윗급에 바짝 붙는 활공까지 — 미드 B 한 대에 함께 담기 어려운 조합입니다. 하지만 가장 빠른 미드 B는 아닙니다. 이륙은 한 박자 느긋하고, 풀 스피드로 밀어붙이면 상위 클래스에 활공을 내줍니다. 숫자로 앞서는 XC 머신을 찾는다면 답은 다른 이름에 있습니다. 다만 로우·미드 B에서 다음 날개를 고르면서도 나는 즐거움만큼은 양보하고 싶지 않은 파일럿이라면, Knight 2만큼 손끝에 후한 미드 B는 좀처럼 만나기 어렵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2.01.25

BGD Base 2 Light (S) — 가장 편안하게 다루는 high-B

Base 2 Light의 강점은 뚜렷합니다. 편안하게 뜨고, 짧고 정밀한 브레이크로 코어를 파고들며, Rush 6나 Rook 3보다 파일럿을 덜 긴장시킵니다. high-B의 성능을 누리면서 그 성능과 씨름하지 않아도 되는 날개입니다. 그렇다고 쉬운 날개라는 말은 아닙니다. '편안하다'는 어디까지나 high-B 테두리 안에서의 이야기이고, 라인을 덜어 낸 경량 구조는 거친 공기에서 그만큼 더 살아 움직입니다. 가장 빠른 high-B를 원한다면 다른 기종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다만 이 급을 힘겨루기가 아니라 즐거움으로 만나고 싶은 파일럿에게, 이만큼 부담을 덜어 주는 날개는 흔치 않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1.12.19

Swing Arcus 2 RS: 명상하는 수도승 같은 로우-B

Arcus 2 RS의 강점은 명확합니다. 높은 패시브 안전성, 깊게 당겨도 파일럿을 되받아치지 않는 관용적인 브레이크, 그리고 난기류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 어떤 조건을 들이밀어도 수도승처럼 받아내는 날개입니다. 이 평정심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경쟁작보다 차분하다는 말은, 뒤집으면 공기의 변화를 파일럿에게 덜 흘려보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능동적인 피드백으로 써멀을 읽고 싶은 파일럿에게는 다소 무덤덤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기가 사나워질수록, 그 무덤덤함은 곧 침착함으로 바뀝니다. 첫 EN-B를 고르는 입문자에게도, 알파인 난기류 속에서 심박수를 낮추고 싶은 파일럿에게도, 이 덤덤함은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이 날개를 고를 이유가 됩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1.09.17

Skywalk Chili 5 — 미드-B의 편안함을 갖춘 하이-B XC 머신

Chili 5의 강점은 뚜렷합니다. 하이-B의 상승·활공·탑스피드를 다 갖추면서도, 조종사에게 요구하는 능동 조작은 미드-B 수준으로 낮습니다. 소파 같다는 편안함은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써멀에서 손을 대지 않아도 스스로 상승 기류를 타는 실제 거동에서 나옵니다. 다만 이 편안함을 거리로 환산하려면 조건이 붙습니다. 효율을 원한다면 중량 범위 상단에 맞춰 날아야 하고, 두 번째 바 구간의 뻑뻑함도 감수해야 합니다. 편안함은 아무 대가 없이 주어지지만, 활공과 거리는 캐노피를 충분히 실어 XC 도구로 부릴 때 비로소 돌아오는 값입니다. 그래서 Chili 5는 하이-B를 쉽게 풀어 준 날개라기보다, 멀리 가려는 파일럿이 온종일 지치지 않도록 받쳐 주는 날개에 가깝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1.08.31

Ozone Rush 6: 바를 밟을수록 C급에 가까워지는 하이-B

Rush 6가 내미는 제안은 분명합니다. 하이-B의 인증과 편안함은 그대로 둔 채, 바를 밟는 순간 한 급 위의 전진 효율을 끌어옵니다. Rush 5에서 올라온 파일럿이라면 더 또렷한 회전과 더 붙는 활공을 첫 비행부터 몸으로 느낍니다. 단, 이 성능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Rush 6의 제값은 액셀을 자주, 오래 밟는 파일럿에게만 온전히 돌아옵니다. 트림에 머물며 느긋하게 나는 스타일이라면 굳이 이 날개를 고를 이유가 옅어집니다. 바 위에서 공기를 읽고 라인을 끌고 갈 자신이 있는 파일럿, B급 인증 안에서 XC 거리를 노리는 파일럿에게 Rush 6는 정확히 들어맞는 답입니다. 쉬운 하이-B가 아니라, 밟아 준 만큼 되돌려주는 하이-B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1.08.13

Gin Explorer 2: 속도가 아니라 활공으로 겨루는 하이-B

Explorer 2의 강점은 또렷합니다. 상위 등급에 근접한 상승과 활공을, 성능형 하이-B가 으레 요구하는 긴장감 없이 누립니다. 조종은 Rook 3보다 편하고, 공중에서는 놀라울 만큼 매끄럽습니다. 다만 이 성능에는 전제가 하나 붙습니다. Bassil의 권고대로 무게 범위 상단 가까이 실어야 부유력과 활공이 제 몫을 하고, 최고 속도는 트림 위 12km/h에 머물러 스피드로 앞서 나가는 부류는 아닙니다. 그래서 Explorer 2가 잘하는 일은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 버티는 것입니다. 속도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더라도 끝까지 공중에 남아, 활공으로 거리를 채우려는 하이-B 파일럿에게 어울리는 선택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1.07.01

NOVA Ion 6 XS: 지치지 않아 더 멀리 가는 low-B

Ion 6의 강점은 분명합니다. 낮은 조작 부담과 두터운 패시브 세이프티 덕분에 파일럿은 긴장하지 않고도 오래 날 수 있고, 착륙할 때까지 힘이 남습니다. 다만 이 편안함을 느슨함으로 읽으면 날개를 오해하게 됩니다. 활공은 진지하게 XC를 겨냥하고, 트림 위 11km/h의 여유와 정확한 브레이크는 거리를 벌 준비가 된 파일럿에게 실질적인 도구가 됩니다. Ion 6는 쉬워서 좋은 날개라기보다, 파일럿을 지치게 하지 않아 더 멀리 데려다주는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1.06.11

Gin Calypso S — 매 순간을 즐기라고 만든 라이트 로우-B

Calypso의 강점은 또렷합니다. 이륙이 쉽고, 조작이 가볍고, 써멀 안에서 파일럿을 편하게 놓아둡니다. 수동 안전성이 커서 배우는 사람에게도, 스트레스 없이 하늘을 즐기려는 사람에게도 잘 맞습니다. 이 편안함에는 방향이 있습니다. Calypso는 맞바람과 거친 공기를 뚫는 일을 애초에 목표로 삼지 않았고, 그래서 거친 날에는 하이-B처럼 앞으로 파고들지 못합니다. 대신 조건이 좋은 날, 다룰 줄 아는 파일럿에게는 긴 XC를 충분히 허락합니다. 앞서는 성능으로 기억되는 날개는 아니지만, 비행의 매 순간을 즐기게 하면서 그 즐거움 끝에 XC까지 열어 두는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1.05.24

Triple Seven R-Light (S) — 가볍게 실어도 B급 최고의 상승과 활공

R-Light의 강점은 뚜렷합니다. 상승에서는 Swift 5·Base 2 같은 챔피언급 B들과 더 가벼운 하중으로 나란히 오르고, 활공에서는 C급 문턱의 Delta 4를 속도로 바짝 쫓습니다. 경량이라 작게 접히니 하이크앤플라이와 여행 배낭에도 잘 맞습니다. 다만 이 성능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열리지는 않습니다. R-Light는 공기의 정보를 브레이크보다 라이저로 먼저 건네고, 짧고 선형적인 브레이크는 그 신호를 읽어 제때 답할 파일럿을 전제합니다. 무풍 이륙에서 경량 원단이 요구하는 참을성도 결이 같습니다. 라이저로 듣고 브레이크로 답하는 파일럿에게, R-Light는 딱 그만큼의 상승과 활공을 돌려줍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1.05.12

BGD Base 2 (M·S) — Rook 3와 같은 활공을 내는 편안한 하이 B

Base 2의 강점은 또렷합니다. 매우 차분한 손맛을 끝까지 유지하면서도, 활공에서는 동급 최상위권 Rook 3와 같은 선에 섭니다. 편안함을 성능의 대가로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 이 날개의 값어치입니다. 물론 그 성능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효율을 온전히 뽑아내려면 올업을 최대 중량 부근까지 채우는 편이 좋습니다. 더 날카로운 거동을 바라는 노련한 파일럿이라면 다른 모델로 눈을 돌리겠지만, Base 2가 겨냥한 층은 그 소수가 아닙니다. Bassil은 하이 B 파일럿의 90% 정도가 이 날개에 만족하리라 봅니다 — 다루기 편하면서 성능에서도 밀리지 않는 한 장을 원하는, 바로 그 대다수를 위한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1.03.20

Niviuk Ikuma 2 (24): 접근성 있는 하이-B, 활공은 최상위권

Ikuma 2의 강점은 또렷합니다. 이륙은 더없이 순하고, 짧고 명확한 브레이크가 좁은 코어를 곧바로 감아 냅니다. 활공은 최상위 하이-B 다섯 대 곁을 지키고, 압력이 과하지 않아 긴 비행에도 팔에 힘이 남습니다. 최상위권 성능을 그만한 부담 없이 내주는 날개입니다. 다만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공기가 부서지고 밸리 브리즈가 밀려드는 국면에서는 약간의 피치 백이 코어 진입을 늦추고, 그 순간만큼은 파일럿의 능동적인 개입을 요구합니다. 그러니 Ikuma 2는 거친 날까지 알아서 날아 주는 날개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편안함과 활공을 아낌없이 내주다가, 정작 사나운 순간에만 조종하는 손을 잠깐 빌려 달라 청하는 하이-B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0.06.05

Triple Seven Rook 3 MS — 한 클래스 위를 넘보는 하이엔드 EN-B

Bassil은 Rook 3을 자신이 시승한 하이엔드 EN-B 가운데 최고로 꼽습니다. 상승에서 EN-D M7과 어깨를 견줬다는 평가가 말해주듯, 성능의 천장이 유난히 높은 날개입니다. 다만 조건이 붙습니다. 무게 범위 하단에서는 날리지 말라고 그는 분명히 선을 긋습니다. 가볍게 실으면 이 날개가 내는 상승과 활공이 반쯤 잠든 채로 남기 때문입니다. Rook 3은 손쉬운 EN-B가 아니라, 적정 이상으로 채우고 적극적으로 다루는 파일럿에게 D급에 가까운 성능을 돌려주는 하이-B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0.05.30

AD Rise 4 (S) — 편안함과 톱엔드 활공을 겸비한 하이-B

Rise 4의 강점은 뚜렷합니다. 전작 Rise 3보다 다루기 쉬워졌고, 편안함은 Eden 7에 견줄 만하며, 활공은 동급 최상위 기종들에도 밀리지 않습니다. 성능은 원하지만 매 순간 날개와 씨름하고 싶지는 않은 파일럿에게 이만한 조합은 드뭅니다. 단서도 분명합니다. 잔잔한 공기에서는 써멀을 놓치지 않고 떠오르지만, 바람이 끼면 상승의 결이 흐트러지고, 맞바람을 파고드는 피치는 조금 아쉽습니다. Bassil도 이 대목을 짚으며 다른 사이즈는 다를 수 있다고 덧붙입니다. 그러니 Rise 4는 거친 맞바람을 정면으로 뚫는 날개라기보다, 잔잔한 써멀 속에서 편안함과 활공을 함께 돌려주는 하이-B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20.01.21

PHI Maestro X-Alps 19 — 능동적으로 몰아야 코어를 무는 라이트 B+

스펙만 나열하면 탐나는 조합입니다. 이륙은 라이트 소재로 수월하고, 회전은 민첩하며, 활공은 B급 최상단, 탑스피드는 끝까지 살아 있습니다. 다만 이 리뷰에서 정작 값진 대목은 거친 공기를 다루는 처방입니다. 강풍이나 센 계곡풍이 들어오면 19는 사방으로 흔들렸고, 그때 답은 손을 빼는 것이 아니라 바를 밟고 브레이크로 코어를 붙드는 능동적인 조작이었습니다. 한 가지 더. Bassil은 같은 날개라도 19와 21의 비행 질이 크게 다르다고 분명히 짚고, 노멀 21에 더 큰 신뢰를 둡니다. 그러니 X-Alps 19는 가벼워서 저절로 쉬워지는 날개가 아닙니다. 거친 공기에서 스스로 몰 줄 아는 B+ 파일럿이라야, 이 라이트 XC의 잠재력을 온전히 꺼내 씁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9.09.23

Nova Mentor 6 Light XS — 가벼워진 몸, 예리해진 핸들링

Mentor 6 Light가 인상적인 건, 덜어낸 무게가 성능을 깎지 않고 오히려 손끝의 예리함으로 돌아왔다는 점입니다. 브레이크는 가벼워지고 회전은 날카로워졌는데, 상승과 활공은 표준형이 지키던 동급 상위권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편안함과 민첩함을 한 날개에 함께 담은 셈입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편안함을 느긋함으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가벼워진 캐노피는 거친 공기에서 더 살아 움직이고, Bassil이 이 날개에 정해 준 자리도 길고 까다로운 XC 조건입니다. 초심자를 얌전히 태우는 편안함이 아니라, high-B를 능숙하게 다루는 파일럿이 멀리 밀어붙일 때 비로소 힘이 되는 편안함입니다. 가벼워진 무게가 여는 문은 결국 더 긴 하루, 더 먼 거리 쪽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9.08.27

UP Kangri M — B 등급에 담은 C의 손맛

Kangri가 내미는 제안은 분명합니다. C에 가까운 손맛과 B 최상위권의 활공을, 하나의 B 인증 안에 함께 담았습니다. 다만 이 조합에는 조건이 따라옵니다. 가장 약한 써멀에서는 Bonanza 2 곁에 붙어 오를 뿐 앞서지는 못하고, C를 닮은 손맛은 그만큼 능동적인 조작을 전제로 합니다 — 손을 놓고 편히 맡겨 두는 B는 아닙니다. 그래서 Kangri의 자리는 뚜렷합니다. 아직 C로 넘어가진 않았지만 그 감각을 미리 당겨쓰고 싶은, 그러면서 B의 여유만은 놓치고 싶지 않은 파일럿의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9.08.02

MacPara Eden 7 (24) — 하이 B의 문턱을 낮춘 가속 구간의 강자

강점은 짧게 정리됩니다. 짧은 브레이크 스트로크에서 나오는 즉각적인 선회, 최상위 B와 대등한 활공, 그리고 그 위에 더해진 탑스피드 우위입니다. 다만 "쉽다"는 평가는 어디까지나 하이 B라는 테두리 안에서의 말입니다. 종횡비는 6이고, 피드백도 요란하게 밀려오는 대신 조용히 손끝에 들어옵니다. 말수가 적은 캐노피는 초보에게 편한 것이 아니라, 작은 신호를 읽어낼 줄 아는 파일럿에게 편합니다. 그래서 이 날개는 EN-B에 갓 발을 들인 파일럿의 입문기가 아닙니다. B급에서 이미 손이 익었고, C급으로 넘어가지 않은 채 성능을 더 짜내고 싶은 파일럿의 선택지입니다. Mentor 6와 끝까지 저울질하는 사람이라면 답은 결국 한 가지 질문에 달려 있습니다. 바를 얼마나 자주 밟습니까.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9.06.14

U-Turn Vision (S) — 종횡비 6의 하이-B가 mid-B처럼 날 때

Vision이 잘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이-B 최상급의 활공, 난기류에서도 유지되는 스피드바 사용성, 그리고 종횡비 6이라는 숫자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순한 거동. 붕괴 뒤 돌아오는 감각조차 아래 등급 날개에 가깝다면, 이 날개는 성능을 얻는 대가로 안정성을 내주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다만 순한 것과 쉬운 것은 다릅니다. 종횡비 6의 스팬은 그대로 남아 있고, 이 날개가 내주는 성능은 난기류 속에서 바를 계속 밟고 C 라이저로 피치를 관리할 줄 아는 파일럿에게만 돌아옵니다. 그 기술이 없다면 잘 나는 B로 남고, 있다면 C로 올라갈 이유를 한동안 지워줍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9.06.08

FLOW Freedom M — 범위 상단에서 살아나는 미드-B

강점은 분명합니다. 피치가 거의 없고 롤은 감쇠되어, 거친 공기에서도 날개를 붙잡고 씨름할 일이 적습니다. 빅이어는 잘 듣고 실속 속도는 낮습니다. 활공 수치보다 착륙장과 하강이 먼저 걱정되는 파일럿에게는 이쪽이 훨씬 실질적인 안심입니다. 물론 이 안정성에는 값이 붙습니다. 핸들링과 민첩성은 중간 수준이고, 트림 속도는 Mentor 6보다 낮으며, 활공은 B 카테고리의 한가운데입니다. M 사이즈를 100kg 올업에서 "꽤 크다"고 느꼈다는 대목도 그냥 넘기기 어렵습니다. 가볍게 실으면 이 날개는 더 순해지는 게 아니라 더 둔해집니다. 예리함을 찾는 파일럿의 날개는 아닙니다. 중량 범위 상단까지 제대로 실어 주었을 때에야 Freedom은 자기 성격을 꺼내 보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9.04.12

PHI Maestro 21 — 정확한 손에게만 열리는 하이 B

강점은 분명합니다. 10cm 선형 브레이크, 강한 써멀에서 밀리지 않는 상승, 최고 수준 B와 나란히 놓이는 활공각. 숫자만 보면 C급에 근접한 날개입니다. 입문자에게 권하지 않는 이유도 정확히 같은 자리에서 나옵니다. 짧고 선형적인 브레이크는 정확한 손에게는 무기지만, 부정확한 손에게는 실수를 그대로 키워 주는 통로입니다. 그러니 등급표만 보고 고를 날개는 아닙니다. B니까 무난하겠거니 하고 잡으면 당황하게 되고, 코어를 읽고 하중을 얹어 밀어붙일 준비가 된 파일럿이 잡으면 등급 이상을 돌려받습니다. 쉬운 글라이더가 아니라, 다루는 만큼 정확히 갚는 글라이더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9.03.09

BGD Riot S — Swift 5에 맞선 가볍고 빠른 트림

마지막 문장은 칭찬처럼 읽히지만, 사실은 이 날개의 성격을 정확히 짚은 요약입니다. 상승도 활공도 Swift 5에 한 뼘씩 내주었고, 그 대가로 남은 것이 트림 2km/h와 더 예리한 선회입니다. 성능 수치만 놓고 우열을 가린다면 Riot S가 집니다. 그러나 하루 종일 붙잡고 날 감각을 기준으로 고른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선택은 단순해집니다. 최대 활공으로 승부하는 XC 파일럿에게는 Swift 5가 정직한 답입니다. 반대로 가벼운 무게, 빠른 순항, 돌리는 맛을 한 번에 챙기고 싶다면 Riot S는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9.03.06

ADVANCE XI — 가벼움을 핑계 삼지 않는 하이 B

경량 날개를 고를 때 파일럿은 대개 무게와 성능 중 하나를 포기합니다. XI는 그 맞바꿈을 하지 않습니다. Mentor 5 XS와의 활공에서 밀리지 않고, 써멀에서는 Rush 5 S보다 날카로우며, 브레이크는 가벼워지면서도 정보를 더 실어 옵니다. 대신 이 성격은 파일럿을 가립니다. 선형적이고 정보량 많은 브레이크는 그 정보를 읽어낼 사람에게만 제값을 합니다. 윙로딩도 마찬가지입니다. Iota 2처럼 공기를 뚫고 나가는 날개가 아니어서, 가볍게 걸어 놓으면 이 날개의 장점인 전진 추력이 함께 죽습니다. 산을 걸어 올라간 대가를 성능으로 돌려받는 날개입니다. 다만 그 대가는 브레이크가 보내는 신호를 읽을 줄 아는 파일럿에게만 돌아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8.11.15

Gin Atlas 2 S — 더 쉬워진 로우 B, 그러나 손맛은 그대로

이 날개가 남기는 인상은 성능이 아니라 여유입니다. 같은 난기류에서 Ion 5보다 손이 덜 가고, 25~30cm의 짧은 브레이크로 코어를 정확히 붙듭니다. 활공은 로우 B 중위권, 트림 위 7km/h면 스피드바로 승부를 볼 날개도 아닙니다. 그 절제가 곧 설계 의도입니다. 로우 B를 타는 파일럿이 실제로 잃는 것은 활공 몇 퍼센트가 아니라 거친 공기에서 소모되는 집중력입니다. Atlas 2는 그 집중력을 남겨 두고, 파일럿은 남은 여유로 다음 써멀을 찾습니다. 패러글라이딩 스쿨을 갓 졸업한 파일럿이 잡아도 겁먹을 구석이 없고, 몇 시즌을 함께 날아도 심심해지지 않을 만큼의 반응은 남아 있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8.07.30

Flow Cosmos (S) — 굵은 라인이 말해주는 미드 B의 선택

Cosmos가 잘하는 일은 뚜렷합니다. 이륙은 얌전하고, 난기류에서 필요 이상으로 말이 많지 않으며, 써멀 안에서는 Ion 5 XS에 근접한 상승을 냅니다. 빅이어는 세게 당겨야 들어갈 만큼 내압이 높고, 인위적 접힘도 A급처럼 순하게 회복됩니다. 파일럿에게 생각할 시간을 벌어주는 날개입니다. 대신 활공에서는 Ion 5에 조금 밀렸고, 그 원인이 굵은 라인이라는 사실이 이 날개의 성격을 그대로 설명합니다. Flow는 성능 몇 퍼센트를 내주는 대신 수명과 가격을 가져갔습니다. 경쟁 B의 활공을 따라잡고 싶은 파일럿에게는 답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몇 시즌을 흐트러짐 없이 함께 날 날개를 합리적인 값에 찾는 파일럿이라면, 굵은 라인은 흠이 아니라 이유가 됩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8.06.26

Skywalk Tequila 5 (S) — 민첩함을 내주고 편안함을 얻은 low-B

이륙이 쉽고, 흔들림이 적고, 파일럿을 놀라게 하지 않습니다. 같은 급의 Buzz Z5나 Ion 5보다 공중이 조용하다는 것은 패러글라이딩 스쿨을 갓 졸업한 파일럿에게 그 자체로 충분한 구매 이유가 됩니다. 대가는 분명합니다. 전작보다 덜 민첩하고, 활공은 low-B 평균선에 정직하게 머뭅니다. 손맛과 성능을 기대하고 접근하면 실망하기 쉽습니다. Tequila 5는 파일럿의 실력을 시험하지 않습니다. 실력이 쌓이는 동안 파일럿을 지켜주고, 제 몫을 다한 뒤에는 조용히 다음 날개에 자리를 내줍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8.05.29

Ozone Rush 5 MS — 하이 EN-B가 도달할 수 있는 편안함의 상한선

Rush 5의 강점은 단순합니다. 하이 EN-B 최상위권과 같은 활공을 내면서, 그 활공을 유지하는 데 드는 조종 부담은 더 적습니다. 난기류에서 손이 덜 가는 날개는 긴 XC의 후반부에 체력을 남겨줍니다. 물론 편안하다는 말이 초보용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느린 무풍 이륙, 전작보다 높아진 액셀 압력은 이 날개가 여전히 EN-B의 상단에 서 있음을 알려줍니다. 두 시즌을 쌓은 파일럿이 다음 체급으로 넘어가기 전에, 성능의 상한이 어디쯤인지 안전하게 확인해볼 수 있는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8.04.29

U-Turn CrossRock (S) — 절반의 조종 부하로 Mentor 5를 따라가는 하이 B

하이 B의 성능은 원하지만 하이 B의 긴장감까지 감당할 여력은 없는 파일럿이 있습니다. CrossRock은 정확히 그 자리를 겨냥합니다. Mentor 5와 같은 활공을 유지하면서 조종 부하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것은, 남은 집중력을 코어 탐색과 항로 판단에 돌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장거리 비행에서 그 차이는 성능 수치보다 크게 벌어집니다. 다만 부드러운 성격을 느슨함으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이 날개는 강한 조건에서 검증됐고, 비교 상대도 상위 클래스였습니다. 편하게 날라고 만든 날개가 아니라, 편해진 만큼 더 멀리 가라고 만든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8.04.06

ICARO Buteo — 활공으로 승부하는 하이 B

Buteo의 강점은 분명합니다. C 클래스와 7~8km를 나란히 달리고도 5~10m 차이로 버티는 활공, Iota 2급의 빠른 트림. 편안함도 하이 B에 기대할 만큼 나오고, 빅이어는 안정적으로 들어가 조종 없이 스스로 풀립니다. XC에서 거리를 벌어야 하는 파일럿이 요구하는 자질은 대체로 갖췄습니다. 대가는 손끝에서 치릅니다. 민첩함은 Chili 4 XS나 Mentor 5 S가 위이고, 아주 약한 써멀에서는 Chili 4 S가 더 잘 떠 있었으며, 난류 속 반응은 한 박자 느리고 순합니다. 좁은 코어를 감아 도는 재미는 다른 날개에서 찾아야 합니다. 이 날개가 값을 돌려주는 구간은 안정된 써멀에서 고도를 확보한 뒤 다음 구름까지 밀고 나가는 긴 직선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8.02.25

ADVANCE Iota 2 (25) — 장난기를 버리고 XC를 택한 하이-B

이 날개의 강점은 한 줄로 이어집니다. 약한 상승기류에서 고도를 벌고, 그 고도를 풀바에서 흔들림 없이 거리로 바꿉니다. 프론탈은 다소 깊게 들어가 순간적으로 말발굽처럼 접히지만 회복은 빠르고, 이어링도 예측 가능하게 다시 열립니다. 활공만 놓고 보면 한 체급 위를 넘본다는 평가까지 따라붙습니다. 대가로 내준 것도 분명합니다. Iota 1이 주던 놀이 같은 손맛입니다. 브레이크는 짧지도 가볍지도 않고, 롤은 파일럿을 들뜨게 하기보다 상황을 알려주는 쪽으로 조율돼 있습니다. 지형과 코어를 가지고 놀고 싶은 파일럿이라면 아쉬울 수 있지만, 하루의 마지막 써멀까지 계산하며 거리를 늘리는 파일럿에게는 그 차분함이 곧 무기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7.12.15

Skywalk Cumeo XS — Chili 4의 성능을 더 순한 성격으로 옮겨 담은 하이 B 경량기

Cumeo의 강점은 분명합니다. 하이 B 최상위 활공과 탑스피드를 지키면서 브레이크는 더 가볍고, 캐노피는 더 순하고, 등에 지고 걸어 올라가기에도 가볍습니다. 성능은 그대로 둔 채 조종 부담만 덜어낸 조합은 흔치 않습니다. 대신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하중을 제대로 걸어야 합니다. Bassil은 중량 범위 75%를 넘겨 걸어야 파일럿이 날개를 몬다고 봅니다. 그보다 가볍게 걸면 파일럿이 날개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날개에 얹혀 가게 됩니다. 가볍게 걸어 편하게 타는 날개가 아니라, 하중을 실어 정밀하게 몰 때 활공과 민첩성이 살아나는 날개입니다. 순한 성격은 초심자를 위한 배려가 아닙니다. 하이 B로 긴 XC를 버텨야 하는 파일럿의 체력을 아껴 주는 여유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7.12.12

SWING Arcus RS (S) — A급처럼 접히고 mid-B처럼 활공하는 날개

이 날개가 파일럿에게 주는 것은 활공보다 붕괴 이후의 시간입니다. 큰 비대칭 붕괴에도 진로가 틀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파일럿의 실수에 벌을 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강한 날 코어 안쪽으로 들어가는 결정이 가벼워지고, 그런 결정이 쌓여 XC 거리가 됩니다. 활공을 mid-B 상위권에 놓을 수 있다는 평가도 이 안정성이 받쳐 줄 때만 성립합니다. 다만 이 편안함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Bassil은 무게 범위의 70% 이상에서 날 것을 분명히 권하는데, 가볍게 실린 Arcus RS는 난류 속에서 레일 위를 달리듯 뻗어 나가던 그 단단함을 잃습니다. 쉬운 날개라 가볍게 타도 되는 글라이더가 아니라, 제대로 실어야 비로소 쉬워지는 글라이더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7.10.20

Air Design Rise 3 S — 상급 B의 최상위권에 합류한 날개

강점은 분명합니다. 짧고 정밀한 브레이크로 코어를 좁게 감을 수 있고, 난기류의 움직임이 스스로 잦아들어 파일럿이 개입할 일이 줄어듭니다. 이 둘이 쌓여 Chili 4 대비 근소한 상승 우위로 나타납니다. 활공만 떼어 놓고 보면 경쟁 기종과 갈라지는 지점이 없습니다. 다만 이 우위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효율이 확인된 곳은 무게 범위 상단이었습니다. 가볍게 띄우면 Rise 3의 가장 좋은 부분이 그대로 빠집니다. 활공으로 앞서는 날개가 아니라, 무겁게 실어 올라가는 쪽에서 거리를 버는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7.08.07

Triple Seven Knight SM — low-B의 기준을 다시 쓴 날개

low-B를 고를 때 파일럿은 대개 무언가를 내려놓습니다. 편안함을 택하면 조종 맛이 흐려지고, 성능을 택하면 하루가 끝날 무렵 손과 어깨가 먼저 지칩니다. Knight는 그 교환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손끝에 붙는 브레이크와 최상급 B에 견줄 상승률을, 등급이 약속하는 안정감을 깎지 않고 함께 내줍니다. 물론 모든 항목에서 이기는 날개는 아닙니다. 풀바 활공에서는 Rook 2가 여전히 위에 있습니다. Knight가 내미는 것은 속도계의 숫자가 아니라 하루를 끝까지 날게 하는 여유입니다. 착륙하고 나면 다시 이륙장으로 걸어 올라가고 싶어지는 쪽의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7.06.12

Nova Mentor 5 S — 하이엔드 B의 기준선을 다시 긋다

Mentor 5가 채운 항목은 XC 파일럿의 실제 체크리스트와 겹칩니다. 약한 버블을 놓치지 않는 상승력, 거친 공기에서 덜 지치는 편안함, Chili 4와 대등한 트림 활공. 긴 비행을 끌고 가는 데 필요한 것만 정확히 들어 있습니다. 빠진 것도 분명합니다. 브레이크 정밀도는 Bassil 본인이 Mentor 2보다 낮게 매겼습니다. 코어를 손끝으로 더듬어 파고드는 감각을 기대한다면 이 날개는 답을 주지 않습니다. Mentor 5는 파일럿을 자극하는 대신, 파일럿의 체력을 아껴 더 멀리 보내는 쪽을 택했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7.04.19

ICARO Gravis — 주말 파일럿을 위한 마일드 B, 그러나 뜨는 힘은 진심입니다

강점은 뚜렷합니다. 마일드 B의 패시브 세이프티를 지키면서도 브레이크는 살아 있고, 약한 버블에서 잘 뜨며, 같은 등급 안에서 활공 효율이 앞섭니다. 빅이어는 유지하는 손이 다소 뻑뻑하지만 놓으면 스스로 빠르게 복원됩니다. 안전을 앞세우되 지루하지는 않은 날개를 찾던 파일럿에게 맞는 조합입니다. 다만 기대치는 정확히 맞춰야 합니다. Rook 2와 Mentor 5와의 활공 비교를 Bassil이 거부한 것은 겸양이 아니라 선 긋기입니다. Gravis로 하이엔드 B를 따라잡아 XC 거리를 늘리려 하면 실망합니다. 더 멀리 데려다주는 글라이더가 아니라, 약한 조건에서 더 오래 하늘에 남게 해주는 글라이더입니다. 주말에 나오는 파일럿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설계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7.04.18

NOVA Phantom — 99셀 저 종횡비가 만든 B급의 롤스로이스

Phantom이 내세우는 것은 분명합니다. 로우 B의 수동 안전성을 그대로 둔 채 하이 B의 성능을 얹었습니다. 로우 B 파일럿도 무리 없이 날 수 있고, 상급 날개에서 내려오는 파일럿은 편안함과 B급 최상단의 성능을 함께 가져갑니다. 접힘 회복은 쉽고, 빅이어는 넣기 쉬우며 금방 다시 열립니다. 값은 따로 치릅니다. 약한 조건의 부유력은 Chili 4와 Mentor 5에 내주고, 움직이는 공기 속 장거리 활공에서도 Mentor 5가 앞섭니다. 99셀을 짜는 데 드는 시간과 가격 역시 파일럿 몫입니다. 결국 Phantom은 모든 날 이기는 날개가 아닙니다. 공기가 거칠어질수록 유리해지는 날개이고, 편안함을 지키면서 성능까지 놓지 않으려는 파일럿이 그 값을 치를 각오가 되어 있다면 답이 됩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7.03.16

UP Summit XC 4 — B 인증을 유지한 C급 성능

강점은 분명합니다. 맞바람 활공과 트림 속도에서 Carrera Plus를 앞서고, 브레이크로 공기를 읽어 내는 감각은 X-Race 계열에 닿아 있습니다. 문제는 그 성능이 B라는 이름표 아래 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B 인증은 파일럿을 지켜 주는 장치라기보다 심리적 안전판에 가깝고, Bassil이 B에 갓 올라온 파일럿을 명시적으로 배제한 이유도 그것입니다. C로 넘어가기 싫은 파일럿을 위한 우회로가 아니라, C급 날개를 B라는 이름으로 먼저 겪게 하는 관문입니다. 하이 B에서 두 시즌을 채웠고 더 먼 거리를 원한다면 정확히 그 자리에 놓인 날개입니다. 등급만 보고 손을 뻗는 파일럿에게는 가장 낯선 날개이기도 하고요.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7.03.16

Gin Explorer — 6.1 종횡비를 숨겨버린 라이트 B

Explorer의 강점은 속도가 아니라, 종횡비를 올리면서 그 대가를 파일럿에게 떠넘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6.1이 주는 활공을 챙기면서도 미드 B의 감쇠와 마진을 그대로 남겼고, 강한 날에도 파일럿을 소모시키지 않습니다. XC 성능은 Carrera plus와 거의 대등하고, 남은 차이는 결국 파일럿의 기량이 메운다고 Bassil은 말합니다. 다만 이 날개는 Carrera의 전설적인 상승·활공을 대신하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맞바람 코어 진입에서 속도를 조금 내주고, 탑스피드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성능의 계단을 한 칸 더 오르려는 파일럿에게는 답이 아닙니다. 대신 그 한 칸을 포기하는 파일럿에게는 더 오래 떠 있고 더 편하게 더 멀리 가는 하루가 남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7.02.05

Skywalk Chili 4 — Chili 3의 상승력에 Mentor 4의 활공을 얹다

Chili 4의 강점은 계보에서 나옵니다. 약한 써멀을 붙잡는 Chili 3의 감각을 물려받은 채, 이전 세대의 약점이던 활공을 Mentor 4와 나란히 설 만큼 끌어올렸습니다. 무빙 에어에서 우위가 Chili 4로 넘어갔다는 관찰은 XC 파일럿에게 특히 값집니다. 실전의 공기는 정지해 있지 않으니까요. 조건도 분명합니다. 라인 구성이 기술적이라 이 날개를 제대로 다루려면 좋은 B 파일럿이어야 합니다. 상위 등급의 감각을 B 등급에서 미리 겪는 대신, 그만큼의 조종 실력을 요구합니다. 편해서 좋은 날개라기보다, 읽을 줄 아는 파일럿에게 더 많은 정보를 돌려주는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7.01.18

ADVANCE Epsilon 8 — 로우 B의 정석, 예의 바른 집사 같은 날개

Epsilon 8의 강점은 어느 한 항목의 최고치가 아니라 결함의 부재입니다. 이륙은 조용하고, 브레이크는 5cm든 30cm든 같은 결로 응답하며, 거친 코어에서도 정보가 왜곡되지 않습니다. 활공은 로우 B 상위권에 자리합니다. Bassil이 이 날개를 두고 "로우 B 파일럿이 바라는 모든 것"이라고 정리한 근거가 여기에 있습니다. 동시에 이 날개는 카테고리를 넘어서는 성능을 약속하지 않습니다. 파일럿을 더 빠르게 만들어 주는 대신, 파일럿이 난기류와 XC 판단에 집중할 여유를 만들어 줍니다. 첫 XC를 안전하게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이보다 나은 출발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6.10.20

Gradient Nevada 2 S — 활공으로 승부하는 하이 B

Nevada 2 S의 강점은 두 가지입니다. 카테고리 기준으로 매우 좋은 가속 활공, 그리고 무겁게 실어도 버티는 약풍 상승력. 거리를 노리는 하이 B 파일럿이 늘 저울질하던 두 가지가 한 날개 안에 함께 있습니다. 대가는 난기류 속 롤입니다. Rush 4보다 더 흔들리고, 액티브 피칭이 전제 조건으로 붙습니다. 그래서 갈림길은 취향이 아니라 실력입니다. 강한 코어에서 손이 먼저 반응하는 파일럿이라면 그 수고를 활공으로 돌려받습니다. 캐노피가 알아서 눌러주기를 기다리는 단계라면 같은 등급의 다른 날개가 더 편합니다. 편안함을 파는 하이 B가 아니라, 일하는 파일럿에게 보상하는 하이 B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6.10.20

U-Turn Blacklight 2 S — 1세대의 상승력을 남기고 날을 다듬은 미들 B

빅이어는 넣기 쉽고 효율이 좋으며, 풀면 지체 없이 다시 열립니다. 난기류에 대한 반응도 하이 B의 예민함과 로우 B의 둔함 사이, 딱 미들 B의 자리에 있습니다. 보통 이만큼 편안해지면 상승률을 얼마간 내주기 마련인데, Blacklight 2는 내주지 않았습니다. 대가는 활공에서 치릅니다. B 카테고리 한가운데라는 자리는 Mentor 4나 Iota를 뒤쫓는 XC 레이스에서 분명한 한계로 돌아옵니다. 편안함과 상승력을 함께 챙기는 대신 활공 순위를 내려놓은 글라이더인 셈입니다. 약한 써멀을 끈질기게 파고들어 고도부터 벌고 싶은 파일럿이라면, 치를 만한 값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6.10.01

Supair Leaf — 성능이 아니라 편안함으로 승부하는 mid-B

강점은 분명합니다. 거친 써멀에서 low-B 수준의 편안함을 주면서 상승률은 B 등급 상위권을 지키고, 브레이크는 요구한 만큼 정확히 응답합니다. 편안함과 상승력, 핸들링을 한꺼번에 갖춘 조합은 mid-B에서 흔하지 않습니다. 조건은 활공입니다. mixed B의 앞쪽 절반, 딱 거기까지입니다. 활공으로 최상위 mid-B와 맞붙어 XC 거리를 늘리려는 파일럿에게는 모자란 날개입니다. Leaf는 스펙 표에서 이기려고 만든 글라이더가 아닙니다. 성능 몇 퍼센트를 내주고 하루의 즐거움을 챙긴 쪽에 가깝습니다. 그 교환이 납득된다면, 이만큼 하루가 짧게 느껴지는 mid-B도 드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6.09.08

UP Kibo SM — 편안함의 대가로 성능을 내주지 않는 B

Kibo의 강점은 한 줄로 정리됩니다. 편안함을 챙기면서 핸들링과 성능을 함께 지켰습니다. 아스펙트비 5.7의 컴팩트한 B가 최신 B+ 무리와 활공·상승에서 상위 절반을 다툰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다만 이 편안함을 "쉬운 날개"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93kg, 인증 범위 상단 가까이에서 끌어낸 성격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가볍게 걸수록 Kibo가 자랑하는 압력감과 선회 정밀도는 옅어집니다. 파일럿을 대신해 날아 주는 날개는 아닙니다. 난기류를 상대하느라 소모하던 집중력을 돌려주고, 그 힘을 다음 써멀에 쓰게 해 주는 날개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6.06.13

Gin Sprint 3 M — 편안함과 활공은 선두권, 속도에서 갈리는 B+

Sprint 3 M이 잘하는 일은 뚜렷합니다. 트림 활공은 Rush 4와 Summit XC3를 앞서고, 붕괴 거동은 부담을 주지 않으며, 이륙에는 손이 덜 갑니다. 하루 종일 날아도 파일럿을 지치게 하지 않는 날개입니다. 발목을 잡는 건 트림 위 7–8km/h입니다. 이 등급에서 다른 장점으로 덮기 어려운 숫자고, 맞바람 구간마다 액셀을 밟아야 하는 XC 파일럿이라면 매번 이 벽에 부딪힙니다. 선두를 넘보라고 만든 날개는 아닙니다. 선두권의 편안함만 골라 담은 날개입니다. 속도로 거리를 버는 파일럿에게는 모자라고, 오래 편안하게 떠 있으려는 파일럿에게는 충분합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6.06.02

Mac Para Eden 6 — B급의 몸놀림, 하이 B급의 활공

이 리뷰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비교 상대입니다. B급 날개를 시승하면서 나란히 띄운 상대가 Nyos, Mentor 4, Rook 2라는 하이 B 삼인방이라는 사실 자체가, Mac Para가 이 날개에 건 욕심을 보여줍니다. 공짜는 없습니다. Eden 5보다 활공과 속도를 끌어올린 만큼 조종에는 더 손이 갑니다. 스파이럴에서 빠져나올 때 서두르면 턱이 걸릴 수 있다는 경고도 붙습니다. 하이 B급 활공을 B급 인증 안에서 원하는 파일럿에게는 매력적이지만, 손이 편한 B급을 찾는다면 다른 날개부터 봐야 합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6.03.18

SWING Nyos M — 리무진처럼 편안한 EN-B XC 날개

Nyos M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스펙이 아니라 '리무진'입니다. 스피드바를 밟아도 소음이 늘지 않고, 거친 공기에 흔들려도 기수가 스스로 자세를 다잡습니다. 겉모습만 보고 C급이냐고 되묻는 사람이 많았던 것도 이 편안함과 안정감이 만든 인상일 겁니다. 다만 이 편안함이 모든 조건에서 통하지는 않습니다. 아주 약한 써멀에서는 코어를 붙잡는 힘이 세지 않아서, 느긋하게 흘러가는 날에는 오히려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강한 알프스 공기 속에서 XC를 노리는 B급 상급자에게 맞는 날개이지, 얌전한 날씨의 입문자용 날개는 아닙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6.03.10

Nova Ion 4 S — 터프함이 완성한 로우 B의 가속 성능

로우 B 카테고리에서 '편하다'는 말은 종종 '느리다'는 말과 함께 따라옵니다. Ion 4 S가 흥미로운 지점은 그 등식을 깨는 데 있습니다. 거친 써멀에서 스프링처럼 튀어 오르는 상승과, 가속바를 밟았을 때 드러나는 활공각은 이 등급에서 흔히 기대하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그렇다고 태생이 바뀐 건 아닙니다. 이륙은 여전히 쉽고, 롤은 여전히 파일럿을 흔들지 않으며, 브레이크 압력도 다루기 편한 범위 안에 있습니다. Ion 시리즈가 오래 지켜온 터프한 감각 위에, 이번에는 XC를 향한 욕심 하나를 더 얹은 셈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6.03.06

Ozone Buzz Z5 — 로우 B에 담은 하이엔드 손맛

로우 B 등급에서 흔히 기대하는 것은 안전과 편안함이지, 손맛이 아닙니다. Buzz Z5가 특이한 지점은 그 통념을 건드린다는 데 있습니다. 브레이크 행정은 여전히 길고 너그럽지만, 그 안에서 나오는 반응은 상급 B 날개들과 견줘도 밀리지 않습니다. 로우 B를 타면서도 손끝의 정밀함까지 챙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조합이 특히 의미 있는 대상은 비행시간이 아직 많지 않은 파일럿입니다. 안전한 날개에서 손맛까지 챙기려면 보통 등급을 한두 단계 올려야 했는데, Buzz Z5는 그 과정을 한 날개 안에서 앞당깁니다. 다음 등급으로 넘어가기 전에 익혀 둘 감각을, 로우 B 단계에서 미리 다듬을 수 있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6.02.08

NOVA Mentor 4 Light XS — 가벼워진 만큼 더 잘 오르는 EN-B

경량 날개는 보통 얇아진 원단만큼 상승률을 깎아 먹습니다. 얇은 천은 그만큼 잘 휘고, 휘는 캐노피는 코어를 붙잡는 힘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Mentor 4 Light는 이 공식을 비켜갑니다. 오히려 일반 버전보다 잘 오른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 점이 이 날개를 그저 '더 가벼운 M4'가 아니라 따로 주목할 이유로 만듭니다. 다만 이 가벼움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최고 성능은 인증 상한에 가깝게 실었을 때 나옵니다. 무게를 줄이려고 라이트 버전을 고르는 파일럿에게, 정작 그 성능을 가장 잘 끌어내려면 오히려 상한 가까이 채워야 하는 역설이 생깁니다. 가벼운 장비를 찾는 이유와 그 장비를 제대로 쓰는 조건이 서로 어긋나는 셈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5.10.23

SKYMAN Cross Country S — 가벼운 몸에 담은 하이 B급 성능

라이저가 A 2개·B 3개·C 2개, 모두 합쳐 7개뿐이라는 사실은 얼핏 원가를 줄인 결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 날개가 무엇을 포기하지 않았는지 보여주는 목록에 가깝습니다. 짧은 브레이크 행정과 기민한 반응은 그대로 남았고, 줄어든 것은 오직 Cross Alps가 지닌 활발함뿐입니다. 편안함을 앞세운 날개는 대개 빠른 고도 처리 수단이 약한 경우가 많은데, Cross Country는 다릅니다. 빅이어 하나로 -5m/s를 어렵지 않게 끌어낸다는 점은, 가볍고 순한 캐노피를 고를 때 흔히 뒤로 밀려나는 대목을 이 날개가 미리 채워 뒀다는 뜻입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5.10.14

GIN Atlas X-Alps S — 무게를 덜어내고도 순한 로우 B

경량 날개를 고를 때 가장 걱정되는 지점은 보통 다루기 쉬움과 내구성입니다. 무게를 줄이려고 라인을 가늘게 쓰면, 그만큼 날개가 예민해지고 손이 많이 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입니다. Atlas X-Alps는 그 걱정을 라인 규격을 그대로 두는 방식으로 피해 갑니다. S 사이즈 4.4kg이라는 무게는 그대로 두면서도, 이륙과 핸들링은 표준 무게 날개와 다르지 않게 남겨뒀습니다. 하이크앤플라이 장비를 줄이면서도 로우 B급의 순한 성격까지 함께 챙기고 싶은 파일럿이라면 눈여겨볼 이유가 있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5.06.21

Skywalk Arriba 3 (S) — Tequila 4의 재미를 가볍게 옮긴 로우 B

라이트 버전은 보통 무게를 덜어내는 대신 손맛이나 안정감을 조금 내줍니다. Arriba 3는 그 통념과 다르게 움직입니다. Tequila 4와 같은 스펙에서 옷감만 가볍게 바꿨을 뿐인데, 성격은 오히려 더 기민하고 다이내믹한 쪽으로 옮겨갔습니다. 로우 B이면서 트림 스피드 활공이 Chili 3에 붙는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등급을 올리지 않고도 손맛까지 갖춘 로우 B를 찾는 파일럿이라면, 이 지점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Dust of the Universe · Ziad Bassil2015.06.19